짜게 먹으면 고혈압만 위험? 골다공증도 온다
정우석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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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9 09:04
한국인은 세계적으로 가장 짜게 먹는 국민에 속한다. 우리 국민의 나트륨 일일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2배가 넘을 정도다. 더군다나 섭취량이 해마다 늘어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습관은 결과적으로 수명 단축을 불러온다. 짜게 먹는 습관, 특히 나트륨(Na) 섭취는 고혈압에 치명적일 뿐 아니라 골다공증, 위암까지 불러온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와 함께 나트륨과 관련된 건강 정보를 알아보자.
▶한국인, 점점 더 짜게 먹는다=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하루 나트륨 평균섭취량은 지난 1998년 4542㎎에서 2001년 4903㎎으로, 2005년 조사에서는 5279㎎으로 점점 늘고 있다. 2005년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고량인 2000㎎의 2.6배 수준이다.
물론 염분은 혈액과 체액에 섞여 세포속의 노폐물을 실어 나르거나 영양분을 운반하고 삼투압 작용을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 또한 신경이나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능은 물론 발한작용을 통해 체온조절까지 해준다. 때문에 소금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성분이지만 최근의 증가추세는 우려할 만하다.
▶고혈압은 기본, 위암과 골다공증도 불러와=소금의 과다섭취가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소금을 많이 먹어서 혈액 내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압 작용에 의해 혈액 내로 물을 더 끌어들이게 되므로 혈액량이 증가하게 된다. 혈액량이 증가하면 혈관이 받는 압력도 커지게 되고 그 결과 고혈압이 생기게 된다.
한편, 고혈압이 지속되면 뇌졸중과 심장병의 발생률을 높인다. 짠 음식은 특히 비만한 사람에게 해롭다. 식약청은 국내 고혈압 환자 수가 2004년 373만1000명에서 2008년 517만1000명으로 39% 증가한 것도 나트륨 섭취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짜게 먹는 습관이 만성 위염이나 위암을 부른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짠 음식이 위암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위 점막에 작용해서 암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즉 짜고 매운 음식이 만성적으로 위의 점막을 자극하면, 위축성위염과 같은 만성 위염이 발생하게 되며 이런 상태에서도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결국 위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소금은 골다공증도 악화시킨다. 소금 섭취를 많이 하게 되면 소변으로 칼슘 배설이 증가하면서 체내 칼슘이 부족하게 되고, 결국 이 부족한 칼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뼈로부터 칼슘이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랜 기간 짜게 먹으면 골다공증이 유발될 수 있고,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이 짜게 먹게 되면 골 소실을 더욱 악화시킨다.
최 교수는 “특히 나이가 들면 미각이 둔해지면서 음식을 짜게 조리하거나 짜게 먹는 수가 많으며, 떨어진 식욕을 돋우기 위해 일부러 짭짤한 음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식습관은 고혈압이나 위장질환 뿐 아니라 뼈의 건강에도 치명적이어서 골다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게 된다”고 경고한다.
▶소금만 줄이면 된다고? 과일, 죽염도 피해야=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치료하고 있거나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발목이 부어오르는 경우에는 엄격하게 소금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좋은 소금이라고 알려진 죽염도 이 같은 질환을 겪는 사람들에겐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과체중인 사람이 평소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할 경우 심장질환과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또한 신장에 질환이 있는 경우 소금을 과다섭취하면 신장질환 자체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장 등 다른 기관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 신장이 정상일 때는 식사에서 초과된 염분이 소변으로 배설되지만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초과된 염분과 수분을 배설하지 못하여 혈액량이 많아지고 그 결과 몸이 붓게 되고, 혈압이 높아지며 심장에도 심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소금 섭취는 당뇨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데, 소금에 칼륨의 배설을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칼륨은 인슐린 분비를 도와주는 것으로 과다한 소금 섭취는 인슐린 분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당뇨병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소금은 음식 간을 맞출 때만 줄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소금의 30%는 자연의 식품재료 자체에서, 30%는 가공식품으로 제조하는 과정에서, 40%는 부엌에서 조리하는 과정에서 들어간다. 음식 간만 조절해서는 세계보건기구의 일일 권장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뜻이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에도 소량의 염분이 들어있으며 신선한 살코기와 생선, 낙농제품, 가금류와 우유에도 역시 염분이 자연적으로 첨가되어 있다.
게다가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이나 식탁에서 직접 넣는 소금뿐 아니라 베이킹파우더 또는 소다, 수프 분말, 간장, 조미료 등을 통해서도 음식물에 소금이 들어가게 된다.
굳이 소금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음식물 이외의 물품들에도 나트륨이 섞여 있다. 특히 흔히 사용하는 제산제, 방부제, 아스피린, 소화제, 기타 여러 가지 약품 속에 들어 있다. 따라서 특별히 나트륨양을 고려해서 음식물 섭취를 해야 하는 질환자의 경우는 각종 물품이나 약물의 약표지와 설명서도 필히 참고해야 한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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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습관은 결과적으로 수명 단축을 불러온다. 짜게 먹는 습관, 특히 나트륨(Na) 섭취는 고혈압에 치명적일 뿐 아니라 골다공증, 위암까지 불러온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와 함께 나트륨과 관련된 건강 정보를 알아보자.
▶한국인, 점점 더 짜게 먹는다=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하루 나트륨 평균섭취량은 지난 1998년 4542㎎에서 2001년 4903㎎으로, 2005년 조사에서는 5279㎎으로 점점 늘고 있다. 2005년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고량인 2000㎎의 2.6배 수준이다.
물론 염분은 혈액과 체액에 섞여 세포속의 노폐물을 실어 나르거나 영양분을 운반하고 삼투압 작용을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 또한 신경이나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능은 물론 발한작용을 통해 체온조절까지 해준다. 때문에 소금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성분이지만 최근의 증가추세는 우려할 만하다.
▶고혈압은 기본, 위암과 골다공증도 불러와=소금의 과다섭취가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소금을 많이 먹어서 혈액 내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압 작용에 의해 혈액 내로 물을 더 끌어들이게 되므로 혈액량이 증가하게 된다. 혈액량이 증가하면 혈관이 받는 압력도 커지게 되고 그 결과 고혈압이 생기게 된다.
한편, 고혈압이 지속되면 뇌졸중과 심장병의 발생률을 높인다. 짠 음식은 특히 비만한 사람에게 해롭다. 식약청은 국내 고혈압 환자 수가 2004년 373만1000명에서 2008년 517만1000명으로 39% 증가한 것도 나트륨 섭취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짜게 먹는 습관이 만성 위염이나 위암을 부른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짠 음식이 위암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위 점막에 작용해서 암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즉 짜고 매운 음식이 만성적으로 위의 점막을 자극하면, 위축성위염과 같은 만성 위염이 발생하게 되며 이런 상태에서도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결국 위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소금은 골다공증도 악화시킨다. 소금 섭취를 많이 하게 되면 소변으로 칼슘 배설이 증가하면서 체내 칼슘이 부족하게 되고, 결국 이 부족한 칼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뼈로부터 칼슘이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랜 기간 짜게 먹으면 골다공증이 유발될 수 있고,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이 짜게 먹게 되면 골 소실을 더욱 악화시킨다.
최 교수는 “특히 나이가 들면 미각이 둔해지면서 음식을 짜게 조리하거나 짜게 먹는 수가 많으며, 떨어진 식욕을 돋우기 위해 일부러 짭짤한 음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식습관은 고혈압이나 위장질환 뿐 아니라 뼈의 건강에도 치명적이어서 골다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게 된다”고 경고한다.
▶소금만 줄이면 된다고? 과일, 죽염도 피해야=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치료하고 있거나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발목이 부어오르는 경우에는 엄격하게 소금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좋은 소금이라고 알려진 죽염도 이 같은 질환을 겪는 사람들에겐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과체중인 사람이 평소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할 경우 심장질환과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또한 신장에 질환이 있는 경우 소금을 과다섭취하면 신장질환 자체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장 등 다른 기관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 신장이 정상일 때는 식사에서 초과된 염분이 소변으로 배설되지만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초과된 염분과 수분을 배설하지 못하여 혈액량이 많아지고 그 결과 몸이 붓게 되고, 혈압이 높아지며 심장에도 심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소금 섭취는 당뇨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데, 소금에 칼륨의 배설을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칼륨은 인슐린 분비를 도와주는 것으로 과다한 소금 섭취는 인슐린 분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당뇨병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소금은 음식 간을 맞출 때만 줄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소금의 30%는 자연의 식품재료 자체에서, 30%는 가공식품으로 제조하는 과정에서, 40%는 부엌에서 조리하는 과정에서 들어간다. 음식 간만 조절해서는 세계보건기구의 일일 권장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뜻이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에도 소량의 염분이 들어있으며 신선한 살코기와 생선, 낙농제품, 가금류와 우유에도 역시 염분이 자연적으로 첨가되어 있다.
게다가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이나 식탁에서 직접 넣는 소금뿐 아니라 베이킹파우더 또는 소다, 수프 분말, 간장, 조미료 등을 통해서도 음식물에 소금이 들어가게 된다.
굳이 소금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음식물 이외의 물품들에도 나트륨이 섞여 있다. 특히 흔히 사용하는 제산제, 방부제, 아스피린, 소화제, 기타 여러 가지 약품 속에 들어 있다. 따라서 특별히 나트륨양을 고려해서 음식물 섭취를 해야 하는 질환자의 경우는 각종 물품이나 약물의 약표지와 설명서도 필히 참고해야 한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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