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준비해야 ‘새해 금연’ 성공
정우석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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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5 09:23
[한겨레] [건강2.0]
몸속 니코틴 농도 낮춰야 금단현상 적어
디데이 앞두고 줄여 나가는 ‘워밍업’ 필요
흡연이 각종 암을 비롯해 여러 호흡기 및 순환기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새해가 시작되면 ‘담배 끊기’를 시도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많은 수가 실패를 반복하곤 한다. 관련 전문가들은 금연을 시작하는 날을 정하면 그 이전부터 담배를 줄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등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금연하겠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담배를 계속 피우게 되는 것은 니코틴 중독 때문에 오는 문제임을 잘 인식해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 금연 시작일 이전부터 담배를 줄여라 피우던 담배를 갑자기 끊으면 몸속의 니코틴 농도가 떨어지면서 니코틴 금단 현상이 시작된다. 불안 또는 초조감을 느끼거나, 손발이 떨리고, 정신 집중이 잘 되지 않거나,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이런 금단 증상은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다시 공급돼 금방 좋아지므로 금연 실패를 앞당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단번에 금연하기보다는 새해 첫날부터 끊기로 했어도 지금부터 흡연량을 줄여가야 한다. 하루 두 갑을 피웠다면 한 갑으로, 한 갑을 피웠으면 반 갑으로 줄이는 식이다. 점차 낮은 농도의 니코틴에도 우리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과정인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시간을 정해놓고 담배를 피우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깨어 있는 동안 매시 정각에만 피우고 다른 시간에는 피우지 않겠다고 정해서라도 흡연량을 줄여 가야 한다.
■ 금연 결심을 주위 사람에게 알려라 코카인이나 마리화나와 같은 마약류보다도 중독이 더 심한 것으로 알려진 니코틴 중독과 담배 피우는 습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혼자의 결심으로만 해결될 일은 아니기에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고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은 대부분 실패한다. 그러므로 주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도움을 구해야 한다. 가족은 물론 직장 동료에게도 알려야 한다. 자녀가 있다면 꼭 새해부터는 담배를 끊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이 좋다. 담배 끊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상당수도 여러 차례 시도 끝에 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전에 몇 번 실패했다고 해도 또 주변에 알리기를 꺼릴 필요가 없다.
■ 담배를 피우게 되는 습관을 바꿔라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담배를 피우는 상황 때문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 상황이나 습관을 바꿔야 금연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식사 뒤에 담배를 피우는 습관을 가졌다면 이제부터는 식사 뒤 곧바로 일어나 산책을 하거나 껌을 씹거나 바로 칫솔질을 하는 습관으로 바꾸도록 한다. 또 바둑이나 화투나 카드 등을 할 때 주로 담배를 피운다면 이런 자리도 금연 시작 뒤 최소 한 달 동안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술 마실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술자리 역시 적어도 한 달 동안은 아예 찾지 않는 것이 좋다. 입이 심심해서 담배를 찾게 되는 습관이 있다면, 이때마다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권장된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를 찾은 사람은 감정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심호흡법 등을 미리 익혀두는 것도 필요하다.
■ 니코틴 금단으로 실패했다면 니코틴 대체제도 미리 준비하라 흡연으로 흡수하게 되는 니코틴이 폐암을 비롯해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담배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과거에 니코틴 금단 증상으로 금연에 실패한 사람은 니코틴 껌, 니코틴 패치 등 니코틴 대체제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방법으로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각 지역의 보건소나 병·의원을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이곳들의 금연 클리닉을 찾으면 니코틴 대체제 등을 받을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약물 처방도 가능하다. 또 금연의 의지를 높여주는 여러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 김철환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 교수